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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인지 동지인지 불분명한 회색 인간의 이야기 <밀정>

by 인플럭스 2022. 11. 23.

황옥 경부 폭탄 사건을 바탕으로 한 감동 실화

영화 <밀정>은 1920년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조선인 출신 일본 경찰 이정출(송강호)은 무장독립운동 단체 의열단을 조사하라는 명을 받고, 의열단의 핵심 인물로 추정되는 김우진(공유)에게 접근합니다. 마치 물과 기름처럼 한 시대의 양 극단에 위치한 두 사람은 서로의 정체와 의도를 알면서도 속내를 감춘 채 가까워집니다. 출처를 알 수 없는 정보가 서로에게 새어나가고, 누가 밀정인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의열단은 일제의 주요 시설을 파괴할 폭탄을 경성으로 들여오기 위해 목숨을 건 작전을 진행합니다. 일본 경찰은 밀정의 정보를 통해 의열단을 추적하고, 누가 적이고 누가 아군인지 알 수 없는 혼란스러운 가운데, 폭탄을 실은 열차는 경성을 향해 출발합니다.

이정출은 일본 경찰과 의열단 사이에서 이중 첩자를 하며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지만 , 의열단장의 예상처럼 배신한 조국에 대한 죄책감이 마음속 깊이 남아 있었고, 결국 의열단 편에 서기로 합니다. 경성을 향하는 열차 안에서는 폭탄을 운반하는 의열단과 이정출, 그리고 일본 경무국 소속 하시모토(엄태구) 일행이 탑승하여 치열한 눈치 싸움을 벌이게 됩니다. 악랄하고 집요한 하시모토에게 김우진이 발각될 위기에 처하자, 이정출은 하시모토를 죽이고 경무국 경부 지위를 이용해 현장을 통제합니다. 이정출의 결정적 도움으로 의열단은 경성역까지 도착할 수 있었지만, 역에는 의열단 내 밀정에게 사전 정보를 입수한 경찰이 진을 치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궁지에 몰린 의열단은 필사의 탈주를 감행하고, 여러 동지들의 희생으로 김우진은 폭탄을 가지고 경성역을 빠져나가게 됩니다.

이정출은 의열단원의 전연으로 김우진의 은신처를 찾아가는데, 그것은 또 다른 밀정에 의한 함정이었습니다. 김무진은 필사적으로 달아나지만, 얼마 가지 못하고 일본 경찰에 붙잡히고, 이정출 역시 의열단과 내통한 혐의로 체포되어 재판을 받게 됩니다. 법정에 선 이정출은 자신은 의열단을 일망타진하기 위한 작전 중이었고, 결코 배신하지 않았다며 모두의 앞에서 일본을 찬양하여 홀로 풀려나게 됩니다. 하지만 이정출의 이런 행동은 김우진의 마지막 부탁을 따른 것입니다. 김우진은 일본 경찰에 붙잡히기 전, 이정출에게 폭탄을 맡아달라고 부탁하고, 스스로 미끼가 되어 시간을 끌어줍니다. 그 사이 이정출은 폭탄을 숨겨두었고, 재판을 통해 풀려난 이후 숨겨둔 폭탄을 가지고 의열단과 함께 거사를 준비합니다.

의열단의 공격 목표는 경무국장이 주최한 파티로, 이곳은 경무국 관계자를 비롯해 일본 고위 인사들과 아들의 하수인을 자청한 친일파 조선인들이 모이는 자리였습니다. 의열단이 폭탄 설치를 마치자 이정출은 경무국장에게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보낸 후 현장을 빠져나가고, 폭탄이 터지면서 파티장은 생지옥으로 변합니다. 거사 성공 이후 이정출은 남은 폭탄을 의열단에 건낸 뒤 어딘가로 떠나고, 폭탄을 가지고 조선총독부로 향하는 의열단원과, 모진 고문에도 끝까지 신념을 지킨 김우진의 모습을 끝으로 영화 <밀정>은 비장한 결말로 마무리됩니다.

워너브라더스가 처음으로 투자한 한국영화

영화 <밀정>은 치밀하면서도 세련된 연출이 돋보였는데, 배우들의 명품 연기 작품의 완성도를 높인 빼놓을 수 없는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연배우 송강호와 공유는 입체적인 캐릭터를 안정적으로 연기하며 극의 중심을 잡아주었고, 배우 엄태구는 인생 연기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겨주었습니다. 특별출연한 배우 이병헌과 박희순은 카리스마 넘치는 무게감을 선사하며 신 스틸러 활약을 펼쳤습니다. 특히 배우 송강호의 이정출 역할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압도적인 몰입감을 보여 주였습니다. 친일파 경찰에서 의열단 독립운동가로 변모하는 과정에서 이정출의 혼란과 갈등, 그리고 내면에 감춰진 조국에 대한 죄책감을 풍부한 감정선으로 완벽하게 소화하여 대배우의 위엄을 느끼게 하였습니다.

영화 <밀정>은 워너브라더스에서 처음으로 한국영화에 투자한 작품으로 제작비 전액을 부담하였습니다. 총제작비는 140억 원으로 손익분기점은 420만 명 정도였는데, 전국 75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면서 흥행에 크게 성공하게 됩니다. <밀정>은 김지운 감독 연출작 중 상업적으로 가장 성공한 작품임과 동시에 평단과 관객 가리지 않고 호평을 이끌어내며, 대중성과 작품성,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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